일상의 낙서/삶의 기억들

오랜 친구를 떠나보낸 2박 3일간의 제주도 가족 여행

푸리아에 2009. 10. 15. 14:02
10년만에 다시 찾아간 그곳은 안 변한듯 하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변했더군요.

온 가족의 비행기 삯은 그동안 모은 마일리지로, 잠자리는 작은누나 회사에서 갖고 있는 콘도 회원권으로 해결을 했는데 맛있는거 먹는걸 낙으로 삼는 가족의 성향 때문에 경비는 오히려 더 많이 들었어요.

차는 금호렌트카에서 SM5를 빌렸는데 2단에서 3단으로 기어를 변속할 때 딜레이가 있어 좀 불편하더라구요. 이건 아마도 차의 성능 보다는 그동안 운전 했던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차가 그렇게 길들여졌을꺼에요.

전복구이, 전복죽, 전복물회, 흑돼지 오겹살, 갈치구이, 고등어 조림 등을 집중 공략했는데 다금바리를 먹지 못해 좀 아쉽군요. 고기국수를 적극 반대하는 어무이의 의지에 포기한건 두고두고 후회가 될 듯 합니다.

우도에 가서 사진 찍는다고 하다가 7년된 제 오랜 친구 A70군과 함께 바다에 입수했어요.
염분과 함께 저 세상으로 간 A70군을 생각하며 하늘에 지못미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르겠어요.
때문에, 이번 여행은 제가 찍은 사진이 거의 없고 누나가 찍은 사진만 있어서 따로 올리지는 못하겠군요.
메모리카드에 남아있긴 할텐데 인식이 될지도 모르겠고, CF 메모리카드 리더기가 없어 컴퓨터로 옮기는 것이 현재로써는 불가능 합니다.

우도는 생각보다 별로였는데, 아무래도 욕지도에 가서 받았던 감동이 우도의 판단 기준에 영향을 끼쳤나봐요. 게다가 빨간머리앤의 집 이라는 카페에 갔는데 별로 볼것도 없으면서 불친절했던 주인의 태도 역시 판단 기준에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쳇.

예전엔 못느꼈던 것인데 이번에 제주도에서 운전을 하면서 두가지를 느꼈어요.

첫번째는 길이 참 예쁘다 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운전을 하는 내내 제주도가 정말 아름다운 곳이구나를 생각했더랬지요. 이것은 밤이 되면 정 반대로 바뀌는데 가로등이 별로 없다보니 낮에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던 곳이 밤이되면 칠흑같은 어둠을 가진 공포의 대상이 됩니다.
게다가 한구석에서 세 마리가 몰려있던 동네 비행 소들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하필이면 아무런 차도 없는 교차로에서 회전할 때 헤드라이트 불빛에 풀 뜯어먹던 소들을 발견하게 됐는데, 전혀 안보이다가 갑자기 눈을 까뒤집고 풀 뜯어먹는 녀석들을 발견해서 매우 놀랐었지요.

두번째는 제주도에서 운전하는 분들은 깜빡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그냥 다른 차선으로 옮겨 타거나 회전을 합니다. 방어운전을 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풍경 앞에 몰살 당하기 쉬운 곳이에요.
제주도에서 놀러가서 운전하실 분들은 꼭 방어 운전을 잊지 마세요.

그래도 또 가고 싶네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