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후기/영화

고독이 몸부림 칠 때

푸리아에 2004. 5. 13. 15:48

초대형 블록버스터, 젊은 영화인들의 영화판 점령 같은 우리나라 영화계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나이 지긋하신 중년 배우들이 활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의 내용과 완성도를 떠나서 기쁘게 느껴지는 영화다.


더군다나 장르가 로맨틱코메디라니 ..

"음 .. 어울릴까? -_-;"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으나 수십년동안 연기경력을 쌓아온 분들을 내가 물로 봤었다는것에 죄송할 따름이다.


하지만, 스토리는 계속 조금씩 엇나가고 있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면 러브스토리,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을 만큼 타인의 사랑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그다지 너그럽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많이 개선되어지는 추세고

그렇기에 이들의 러브스토리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가끔씩 맛배기처럼 보여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농촌문제,재혼,사별,죽음,섹스 등등 한꺼번에 너무 많은걸 보여주려 해서 스토리가 조금 삐걱거리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조금 다른 재미를 찾아보자면 영화속 캐릭터 중 철수 라는 아이가 있는데 철수역을 맡은 아역배우가 '이재응' 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였던 송강호가 배수구를 살펴보며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흉내내던 아이로,

효자동 이발사에서 이발사였던 송강호의 아들로 나와서 이재응을 보면 송강호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됐는데

(최근 CF도 같이 찍었다;;)

이번에도 혹시 송강호가 까메오로 출연하는거 아닐까 하는 괜한 기대를 해보았지만 나의 오버였다 -_-


어쨌든, 나이가 많다고 조연으로 밀려났던 중년 배우들의 대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