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낙서/웃기는 비극

한밤중의 쌩쑈

푸리아에 2004. 5. 4. 09:58
"아침형 인간이 될꺼야" 라고 굳은 각오를 가지고 생활한지 어언 1주일.
 
하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만 했지 점심과 저녁엔 졸려서 꾸벅꾸벅 졸기만하는 "아침만 인간"이 되어버린 푸리아에는 어제도 어김없이 밤 9시에 퍼질러 자기 시작했다.
 
전지현 꿈을 꿔보겠다며 마인드컨트롤 후 잠든터라 전지현을 만나게 될것 같은 묘한 분위기의 꿈을 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무이의 매운손이 나의 팔뚝에 강타했다.
 
깜짝 놀라서 일어나보니 집안이 온통 물바다였다.
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오예~ 형사놀이~)
 
사건번호 : 003
범      인 : 작은누나
사건개요 : 보일러 LCD에 "물보충"과 "필터청소" 라는 단어를 확인하고 자신있게 급수필터를
               뽑아버림 -_-;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급수밸브를 잠그지 않은 상태에서 급수필터를 열면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_-

 

일반집(불법 개보수 공사를 하지 않은 집)은 보일러실이 따로 있지만 울집은 좁-_-은 관계로 베란다 공간까지 주방과 연결해 이용했던 터라 그 물이 그대로 마루까지 흘러넘치는 .. 마치 예전 산동네 살 때 비 많이 와서 하수도 물이 역류하면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_-;;;

(이런게 익숙한 인생따윈 살고 싶지 않다 으흑)

물이 분수처럼 나오자 당황한 누나는 자신이 네덜란드의 소년이라도 된 마냥 급수필터를 손가락으로 막고 있었다. 어떡해~어떡해~ 라고만 하면서. -_- (소년은 영웅이라도 됐지;;)

 

재빠르게 급수 밸브를 잠그고 바닥에서 출렁거리고 있는 물을 집밖으로 내보내는 물청소를 시작하고 한시간만에 사태수습.

 

한밤중의 쌩쑈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누나. 다신 보일러는 건드리지마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