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낙서/웃기는 비극

축가를 불렀어요

푸리아에 2007. 11. 12. 14:23

저보다 두 살 어린 조카녀석이 어제 결혼을 했어요.
그래서 저보다 다섯 살 어린 또 다른 조카녀석과 함께 축가를 불러주기로 했지요.

축가는 뭘로 할 까 고민하다가 두개를 하기로 했어요.

1. 자전거를 탄 풍경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1절)
2. 박상철 - 무조건 (1절)

1절씩만 부르면 두곡을 부르더라도 한곡을 하는 분량이 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을 수 있고, 하객들에게도 재미를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거죠.

하지만, 첫곡부터 잘못 잡았던 겁니다. -_-;

조카녀석의 결혼식은 아침 11시. 목이 충분히 풀릴만한 시간이 아니었던겁니다. 게다가, 밤에 추웠는지 목감기 까지 왔어요.

축가를 불러야 하는 시간 ..

우선 자전거를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 첨부터 음 못맞추고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르기 시작하여 높은 음을 내야 하는 부분에서 멋지게 삑사리 내줬습니다.

신랑 .. 표정이 굳었습니다.
신부 .. 울먹거립니다. -_-

후 .. 그래도 이왕 준비한거 열심히 부르면 사람들이 싫어하진 않겠지 .. 라는 생각에 두번째 곡인 박상철의 무조건을 불렀습니다.
네 .. 트롯이지요 ..

신부 .. 웁니다 .. -_-;

노래를 부르는 동안 전 한밤중에 홀로 녹음실에서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적막감. 외로움.
당분간 조카녀석과 만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조카야 미안하다. 잘살아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