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낙서/웃기는 비극

그냥 어느 남자의 이야기.

푸리아에 2009. 7. 16. 02:40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길 한복판에서 사람들에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여러분이 죽어서 간다고 믿고 있는 지옥이라고 외치고 다녔습니다. 천사들이 천국에서 죄를 지어 잡히면, 구속되는 감옥과 같은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세상에서 사는 수명이 복역 기간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으면 자살을 하라고 충고까지 했습니다.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 이유는 세상에 갇힐 때 기억이 지워지기 때문이라고 외쳤습니다.

거리를 지나며 남자의 주장을 들은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며 혼을 내는 사람과 그럴듯 하다며 관심을 내보이는 사람의 부류로 나뉘게 된 거지요.
그 두 부류는 서로 소리를 지르며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기 시작했고, 간간히 충돌이 있기도 했습니다.

천국에서 이를 보던 신과 천사들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의 이야기가 사실이기 때문에 남자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천사1 : 신이시여. 천국의 비밀을 누설하고 다니는 저 남자를 가만히 두면 안됩니다. 번개를 내리시어 벌 하셔야 합니다.
천사2 : 아닙니다. 어차피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쉽게 벌을 내린다면 세상에서 남자의 말이 맞고 신이 입막음을 하기 위해 천벌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 것입니다.

여러 천사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신에게 피력하기 시작했고, 누구의 주장도 쉽게 틀렸다고 할 수 없기에 신은 더욱 고민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그러던중 신은 무언가 결심한듯 천사들에게 외쳤습니다.

신 : 나는 남자가 어떻게 천국의 비밀을 알게 된것인지에 대해 알아야 겠다. 그러니 남자를 이곳으로 불러들이도록 하라.

남자는 잠에 곤히 빠져 있던 중 천사들의 갑작스런 방문과 납치에 의해 천국으로 끌려오게 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린 남자는 온통 밝은 빛에 눈을 찌푸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존재가 신이라는 것을 육감적으로 알았습니다. 남자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자 근엄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신 : 이곳이 어디인지 알겠느냐?
남자 : 이곳은 천국이 아닙니까.
신 : 그렇다면 네가 왜 내 부름을 받았는지도 알고 있느냐?
남자 : 천국의 비밀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 누가 너에게 그 비밀을 알려주었느냐.
남자 : 오래된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천사들 중 하나가 신에게 외쳤습니다.

천사 : 신이시여. 저 남자를 벌하셔야만 합니다. 그래야 세상을 좀 더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신은 한참을 생각에 빠져있다가, 나즈막히 남자에게 말했습니다.

신 : 너의 선동으로 인해 천국과 세상이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네 죄가 크지만, 너에게 한번의 기회를 주고자 하노라. 다시 세상으로 내려가 네가 주장하던 일들이 모두 꾸며낸 이야기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면 너에게 한가지 소원을 들어 주도록 하겠다.

남자는 큰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다 신께 뜻밖의 제안을 받고 다급한 목소리로 그러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세상에 다시 돌아온 남자는 자신의 모든 이야기가 거짓이었으며, 사람들을 속여보고 싶어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다시 외쳤습니다. 속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크게 분노하며 남자에게 윽박지르며 때리고 오물을 던졌습니다.
남자는 갖은 굴욕과 폭력 속에서도 신에게 빌을 소원을 생각하며 웃음을 지었습니다.
분위기가 잠잠해지고 남자는 아픈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신에게 소원을 말했습니다.

남자 : 제 형량을 모두 줄여주시옵소서.

신은 아무말없이 그를 다시 천국으로 불러들였고, 세상은 그가 사람들에게 너무 맞아 뇌진탕으로 쓸쓸히 죽은 것으로 기억할 뿐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알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과거에 한번 썼던 글인데 이 글을 쓰며 제가 생각했던 교훈을 맞추시는 분들이 과연 있을까 궁금하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