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후기/영화

내사랑 싸가지

푸리아에 2004. 3. 24. 13:50


엽기적인 그녀 이후로 인터넷 소설이 영화화 되는건 이제 익숙하기까지한 현실이다.

(가장 최초의 인터넷소설 영화화는 퇴마록인가..후후;;)


인터넷 로멘스 소설이 영화화 되고 그것을 볼땐 아래의 임무가 주어진다.

" 유치함을 극복하라 "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

썩어빠진 환상과 조잡스런 화장실 유머의 버무림 정도일까나.

더군다나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영화를 보더라도 마치 스포일러에게 스토리라도 들은냥 예상한 스토리가 딱딱 들어맞는다.


그렇다면 똑같은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 이지만 "엽기적인 그녀"와 질적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차이점은 젊은 세대의 로멘스라는 점은 같지만 그 로멘스를 어떻게 바라보고 설명하였는가가 아닐까.

엽녀의 경우 남자주인공 견우의 시점에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견우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며 관객 스스로의 눈높이를 견우에게 맞추게 되는것이다.

기성세대들이 유치하지만 참을 수 있도록 만든 인내심의 원동력은 휴대폰,인터넷등의 주인공과 함께하는 문화적도구와 단어적 표현은 다르지만 자신들의 어린시절과 그리 다르지 않은 주인공 커플의 러브스토리라는 것이다.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것 같은 상대방에게 묘한 호기심과 연민의 정이 들고 어쩔 수 없이 도와주게 되는 스토리속에 싹트는 사랑은 세대를 뛰어넘는 공통 러브스토리이고 그것에 어린 친구들의 문화적도구가 합쳐졌기 때문에 여러세대에게 공통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것이다.


물론, 내사랑싸가지의 러브스토리는 위의것과 조금 다르긴 하다.

하지만 과거의 애니메이션인 "들장미소녀 캔디"와 다를것은 무엇인가.

가난한 여자와 돈많은 남자와의 러브스토리. 이게 어디 하루이틀 스토리인가.

그렇다면 어차피 있었던 스토리라면 엽녀처럼 지금 세대의 문화적 이해도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도록 고민정도는 했어야 하는것이 아닐까.


결말을 들키는것이 싫어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라는 악수마저도 두고 있는 요즘 감독들의 욕심이 이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는 보이지 않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