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낙서/웃기는 비극

책상 정리

푸리아에 2004. 3. 22. 19:15

요즘 아침형인간(아첨형인간 아님)이 된 관계로 밝은 아침 햇살에 눈을 뜨자마자 세수도 안하고 여기저기 긁적거리며 컴퓨터를 키려는 순간 모니터 화면 정 가운데 떡 하니 붙어있는 분홍색 포스트잇을 발견했다.


"책상 좀 치워라. 이 더러운 인간아!! - 이쁜 누나가 -"


..... -_-


다른 문구는 눈에 안들어오고 -이쁜 누나가- 라는 부분만 눈에 들어왔다.

아침부터 향 정신성 의약품에 손을 댔나보다. 맨정신에 저런 얘기는 하기 힘들텐데 .. -_-


어쨌든 책상을 둘러보니 조금(?..!) 지저분 하긴 했다.


흠 .. 치워볼까나 ..

치우다보니 3개월전 전화를 받으면서 긴급하게 적었던 쪽지도 발견하고 굳어서 쉽게 바스러지는 놋데 자일리톨껌도 발견했다. -_-;;


2시간 조금 넘게 구슬땀 흘리며 책상위를 다 치워냈다.

눈이 부시다. (No! Bush!)

정말 이걸 내가 해낸것인가라는 감격에 흘린 눈물이 햇살에 반짝거려 눈이 부신건 아닐거라 믿는다.


누나가 퇴근을 해서 집에 돌아왔다.


나는 책상을 다 치웠으니 이제부터 난 더이상 더러운 인간 취급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의기양양하게 누나를 바라봤다.

누나는 책상을 힐끔보더니 나에게 버럭 소리쳤다.


"책상 치우랬지!!!!!!!!!"


제..젠장..치운거다..치운거란 말이다 -_-;


난 지금 세상이 밉다 .......... 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