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낙서/호주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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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아에 2005. 5. 15. 21:28

오랜만이로군요. 한달만인가요.

 

저는 시드니로 옮겨와 무심코 지나쳐버린 제 과거와 대응없이 마주쳐버릴 미래를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있지는 않고 이삿짐 센터에 취직해서 죽음을 맛볼 뻔 했습니다. -_-

 

제 인생 처음으로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지만 너무너무 열심히 일하여

2주만에 짤리는 쾌거를 이룩하였습니다. -_-;

(사장님의 진심어리고 간곡한 부탁 .. 푸리아에야 너는 이삿짐 일하고는 안맞는것 같다.)

 

회사에서 깽판치고 눈치빨로 짤리기전에 그만둔적은 있었어도 해고 당한 적은 없었기에

적잖은 정신적 데미지를 얻은 푸리아에에게 같이 일하던 녀석들은 하나같이 축하해주네요.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제 다리를 붙잡고 얼굴을 부벼대던 불쌍한 녀석에게

"까르르~ 즐~" 이라고 외치던 제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군요.

 

이삿짐 나르는거 아무나 하는일이 아니데요.

 

동료 안볼때 몰래 짱박히기, 가벼운 짐만 골라 나르기, 땅에 떨어트려 부신 물건 남의 짓으로 돌리기 등등의 필살기를 부릴 여유도 없이 제 몸에서 1.5 리터 육수를 마구마구 뿌려대는 통에

어리버리 9단모드로 2주동안 버벅대기만 했답니다.

 

지금은 애초의 목표대로 PC방 알바를 하기위해 이리저리 헤매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은 없군요. 흠.

(생각해보니 PC방 알바로 취직이 되도 문제. 시간당 7$ 이라니 .. 외국인 노동자 중에 최저 임금일껄)

 

이쯤되면 강력한 노동으로 초죽음이 될뻔한 푸리아에의 상태를 문의하기 보다는

"딴 소리 말고 오페라 하우스 사진이나 캥거루 사진 올려주셈~" 이라는 덧글이 달릴게 뻔하다는걸 알고는 있지만 피아노 나르느라 사진 찍을새가 없었습니다. -_-;

(여기와서 날라본것중에 가장 무거웠던 순서는,

돌 침대 > 돌 식탁 > 피아노 > 지펠 냉장고 > 트롬 세탁기 > 일반 냉장고 > 일반 세탁기 > TV 순 이었던 같군요)

 

어쨌든 시드니에 와서 살아보며 느낀 감정은 우울함이었습니다.

사람도 많고 복잡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지만 어딘가 텅빈 것 같은 그런 느낌들 말이죠.

뭐, 시드니에 오자마자 딱지 2개 끊어서 그런 느낌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믿으시면 됩니다.

 

아무튼 지금은 새로운 일과 집을 찾고 있는 중이죠 훗훗 -ㅅ- (살아남았다.)

그럼 조만간 정착하는대로 업데이트 하는 묘기를 보여드리지요.

 

바이.바이 (-_-)> (-_-)/ (흔들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