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지금 보신 가사는 최순애 씨가 작사하고 박태준 씨가 작곡한 동요 오빠 생각입니다.
오늘은 이 동요를 가지고 당시의 시대상과 한 여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이야기 하도록 하죠.
1.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먼저 뜸부기의 우는 소리를 들어봅시다.
[출처 : 동아일보 도깨비 뉴스]
전혀 다릅니다. 뜸북뜸북 하지 않아요. 그럼 뻐꾸기를 들어봅시다.
mms://jungin.postech.ac.kr/video3/birds/sounds/16.wav
역시나 뻐꾹뻐꾹 운다고 하기엔 좀 뭔가 부족합니다. 뽀오훅뽀오훅 이라면 또 모를까요.
이 사람의 논리라면 개똥지바퀴는 개똥개똥 울고 까마귀는 까막까막 울어야 합니다.
왜 일까요. 왜 이사람은 실제와 다른 울음소리를 가지고 흉내내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이 사람은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있는 것이죠.
논과 산을 언급하는 걸로 봐선 농촌에서 살고 있으며 누군가에게 거짓 정보를 알게 된 것입니다.
2.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거짓 정보를 말 한사람은 바로 오빠라는 사람이군요.
이 오빠가 친오빠인지 배다른 오빠인지 사촌 오빠인지 그냥 동네 아는 오빠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서울 갔다 올 때 비단구두를 사다 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이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없었던 옛날엔 신용 하나 만으로 돈을 주고 물품구입 대행을 맡겼다는 걸 이번 기회에 배우는 군요.
하지만, 오신다더니를 보면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확실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오빠라는 사람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여동생의 돈을 받아 잠적한 것이군요.
게다가 알수 없는 새 소리를 가르쳐주는 사기 행각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분명 접근 할 땐 이랬겠죠.
"이 오빠가 새소리 가르쳐 줄께~ 뻐꾸기는 뻐꾹뻐꾹 울고 뜸북새는 뜸북뜸북 울어~ 오빠 믿지?" 라는 걸 수화나 노트에 적어 보여줬을겁니다.
아아. 생각만 해도 화가 치미는 군요.
3.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아니 이 사람이 기러기 하고 귀뚜라미 울음소리 까지 사기를 쳤군요!!
귀뚜라미를 의인화 하여 슬피 우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걸로 보아 여자가 문학적 재능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북에서 오고 라는 대목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귀가 안들리고 농촌에 사는 순박한 처녀를 상대로 사기를 친 나쁜 인간을 기러기로 의인화 하였고 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공산당 내지는 북파간첩으로 모는 색깔론을 내세우는 논지로 보아 신문은 조선일보를 보는걸 알 수 있습니다.
뉴메카님의 덧글을 읽고 답글을 달려던 순간 이 추리에 근본적 오류가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노래는 1925년에 작곡되었고 북이 색깔론을 나타낸다는 논리가 나오려면 최소한 1950년 이후일테니까요.
결국, 북쪽 지방 즉, 함경도,평안도 등을 포함한 이북 지역과 몽고,소련 등의 지역출신이라는 걸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듯 합니다. 이 사기는 국제적인 사기 집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었군요.
4.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결국 서울제 비단구두라는 명품을 얻기 위해 돈을 모아 물품구매 대행을 맡겼지만 믿었던 오빠라는 사람이 돈들고 튀어버리고 마음이 더욱 쓸쓸해지는 가을이 찾아왔군요.
이 노래는 1925년 발표되었고 그 당시 순진한 농촌처녀를 상대로 명품비단구두를 싸게 살 수 있다며 물품구매대행을 미끼로 사기를 치는 이른바 농촌처녀 사기사건이 얼마나 기승을 부렸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곡이라고 판단됩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가사로 하는 상황추리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했던 가사로 하는 상황추리를 복습 하실 분은 http://puriae.tistory.com/39 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