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회사에서 생일 축하 파티를 핑계로 칼 퇴근하여 룰루랄라 하며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집에 가던 중 전 갑작스레 찾아준 급성 장염의 도움으로 뱃속에 고이 잉태하고 있던 아나콘다가 밖으로 탈출하고 싶어하는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 기운이라는게 보통 기운이 아니었던터라, 식은땀으로 온몸을 충만하게 적시고 있는 상태였더랬지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장염으로 인한 고통은 운동선수의 바이오리듬처럼 규칙적인 리듬으로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게 합니다. 날씨도 더웠고, 장소도 지하철 안이라 전 너무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정신을 차리려 애썼어요.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제가 알고 있는 지하철의 화장실 위치를 천천히 기억해내는 가공할만한 위력의 정신력을 뿜어냈던겁니다. 지금 도착한 전철역은 신대방. 신도림 역의 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