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낙서/웃기는 비극 29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께 여쭙니다.

전 그림을 참 못그립니다. 지금은 이걸 알지만 예전엔 몰랐어요. 어릴적 전, 엄마(어머니라고 부르면 징그럽다고 하며 절 때리십니다. -_-)에게 제 사랑을 표현하고자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그려서 보여드렸었습니다. 그림을 한참 본 후 엄마는 감동받은 듯 저에게 말하셨습니다. "우리 아들~ 똥도 잘그리네~" 분명히 제가 그린건 강아지였습니다. 그런 냄새나는 똥 따위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강아지였다구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전 엄마를 의심했었습니다. 저를 약올리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그렇게 말씀 하신거라 생각했었습니다. 중학교 때 였을겁니다. 미술 시간이었어요. 당시 미술을 담당하시던 분이 건장한 남자 선생님이었는데, 풍경화를 그리라고 하셨었습니다. 그렸죠. 교과 과정중의 하나였고 안그리면 때리니까. 선생님은 제..

어린 왕자. 그는 누구일까?

1. 어린 왕자. 쎙 떽쥐베리를 만나다. "양 한마리를 그려줘."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나는 모터의 분해를 서둘러야 했으므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여기 있는 이 그림을 되는 대로 끄적거려 놓고는 한마디 툭 던졌다.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그 안에 있어." 그러자 나의 어린 심판관의 얼굴이 환히 밝아지는 걸 보고 나는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 이 양에게 풀을 많이 주어야 해?" "왜 그런 걸 묻지?"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작거든....." "거기 있는 걸로 아마 충분할 거다. 네게 준 건 아주 작은 양이니까." 그는 고개를 숙여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그다지 작지도 않은걸. 어머! 잠들었네....." 어린왕자. 슬랩스틱 코메디에 재능을 보이다. 2. 어린 ..

Daum 에서 보내온 경품. 아주 멋지군요.

얼마전 작은누나는 제게 들뜬 목소리로 경품에 당첨됐다고 말했습니다. 경품 당첨이라는게 쉽지도 않고, 당첨 된 사실을 아는 순간 참 기쁘잖아요. Daum에서 지식인 서비스를 몇번 이용했는데 그걸로 당첨됐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제 택배가 왔네요. Daum 에서 보냈습니다. 포장을 뜯고 당첨된 물품을 확인하는 순간 전 짜증이 몰려왔습니다. ... 이게 피아노 덮개는 아닐테고 .. 설마 이걸 대한민국 외치면서 펼치는 머플러 대용으로 쓰라는 겁니까. 남들은 치우천황 그려져있는 겁나 폼나는 머플러로 쫙쫙 펼쳐가며 대~한민국 외치는데 전 이거 팔랑팔랑 흔들며 광화문가서 다~음만세 라도 외치라는 그런건가요. 옆에 있는 사람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Daum 검색에서 태극..

11년간 사랑했던 그녀를 버린 후 ..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전 그녀를 만났습니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친구들은 모두 그녀가 이쁘다고 했고 저 역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얗다 못해 뽀얀 피부, 날씬한 몸매를 가진 그녀는 어디있던 눈에 확 띄는 그런 스타일이었거든요. 많은 친구들이 함께 있었지만 그녀는 유독 저만을 바라보고 웃는 듯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전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면 갖고 싶죠. 꽃을 보면 꺾고 싶습니다. 그녀와 키스를 하고 싶었습니다. 첫 키스를 하기까지 참 많은 갈등을 했었어요. 친구들이 많은 용기를 주었었습니다. 넌 할 수 있다.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하면서 방법도 가르쳐 주고요. 그래서 전 용기를 내어 과감히 시도 했고 성공했습니다. 첫키스의 어지러움. 비로서 남자가 된 기분. 빨갛게 변..

치과 의사님들께 부탁 좀 드릴께요

요즘 제가 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충치가 몇개 생겨서 아픈거 참고 참다가 (병원을 무지 싫어합니다.) 결국엔 도살장 끌려가는 소 마냥 축 처진 모습으로 병원을 다니는거죠. 병원에서 증상을 얘기하고 치료비용 상담하고 치료를 받기 위해 치료대(이걸 무엇이라고 해야하나요?)에 누워있으니까 예쁜 간호사가 제 입안 곳곳 사진을 찍더라구요. 17인치 LCD 모니터에 총 16장의 제 입안 사진이 나옵디다. -_-;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사진을 보고 흠칫 놀라신 다음 한숨한번 내쉬고 제 입을 벌린 후 입을 계속 벌리고 있도록 고정대를 설치하시더군요. 그리고 마취 주사를 2대 놓습니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치료 과정이죠. 치료를 시작하시려던 의사 선생님..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더군요. 통화하십니다. 전 입을..

놀이터에서.

방금전 놀이터에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깜짝 놀라버렸습니다. 너구리 한쌍을 봤거든요. 서울에서. 그것도 차 쌩쌩 달리는 8차선 대로가 집 바로 뒤에 있는데. 이녀석들은 어떻게 나타난걸까요? -_-; (설마 날라다니는 너구리?) 너구리는 야행성이고 마실 다닐 땐 꼭 암수 한쌍이 같이 다닌다는걸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보고 사실일까 궁금했는데 사실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녀석들을 보자마자 여러가지 생각들이 제 주위를 둥둥 떠다녔죠. '친해지고 싶다.''사진 찍어서 간직하고 싶어.''보노보노 그만 괴롭혀!''너구리 라면이 집에 있었던가? 갑자기 땡기네' 등등... 재빨리 쪼그려 앉아 "야~ 일루와봐~ 울룰룰루~" 라고 꼬셔보았지만 '귀신 랩하는 소리하고 있네' 라는 듯이 저한텐 관심도 안가져주고 지네들끼리 놀더..

가사로 하는 상황 추리 - 희나리 편 -

사랑함에 세심했던 나의 마음이 그렇게도 그대에겐 구속이었소 믿지못해 그런것이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헤어지는 이유가 됐소내게 무슨 마음의 병 있는것처럼 느낄만큼 알수없는 사람이 되어 그대 외려 나를 점점 믿지못하고 왠지 나를 그런쪽에 가깝게했소나의 잘못이라면 그대를 위한 내마음의 전부를 준것뿐인데죄인처럼 그대곁에 가지못하고 남이 아닌 남이 되어버린 지금에 기다릴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은 퇴색하기 싫어하는 희나리같소 지금 보신 가사는 구창모씨가 노래하고 추세호씨가 작사/작곡한 명곡 희나리 입니다. 오늘은 이 명곡 희나리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바라보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찾아보도록 하죠. 1. 사랑함에 세심했던 나의 마음이 그렇게도 그대에겐 구속이었소 의처증 혹은 의부증을 가지고 있는 연인 때문에 괴로워 하던..

어떤 노부부의 이야기.

호주의 농장에서 일할 때 있었던 일화입니다.하루는 농장에서 알게된 친구들과 같이 중국집에 갔었습니다.고단한 하루였던터라 밥 해먹기도 귀찮았고 기름기 있는 음식으로 몸보신도 할겸 찾아갔었죠.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다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한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길을 건너 오시더군요.그 모습이 낯설지만 참 아름다워보였습니다. 우리네 어르신들은 어디 같이 외출하실 때면 할아버지는 저~어~ 앞쪽에 가시고 할머니는 한참이나 뒤쳐진채 종종 걸음으로 쫓아가시잖아요.그러다 할아버지는 가끔씩 뒤돌아보시면서 빨리 오라고 재촉하시고, 할머니는 천천히좀 가라며 화를 내시는 흔히 보아오던 모습이 생각나데요.그런 까닭에 혼자 피식 거리며 웃고 있었는데 노부부가 중국집 안으로 들어오셨어요.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앉기 ..

한밤의 프로젝트

어젯밤의 일이었습니다. 방안에서 웹서핑을 하며 킬킬 거리던 푸리아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더랬지요. "도련님~!! 도련님~!!!!!!" 형수님의 4옥타브를 넘나드는 다급한 목소리였습니다. 무슨일일까 궁금해졌습니다. 다리다친 푸리아에에게 밤늦게 꼬리곰탕 만들어주시겠다고 하시다가 주무시는 바람에 냄비 홀랑 태우고 집까지 태워버릴뻔했던 일 이후로 형수님의 다급한 목소리는 처음 듣습니다. 잽싸게 대답하고 형수님이 계신곳으로 다리 질질 끌면서 갔지요. "도련님~! 집에 쥐가 들어왔어요~!! 어떡해~ 어떡해~ 쇼파밑으로 들어갔어요~" 훗. 겨우 쥐따위에 저렇게 호들갑을 떠시는 형수님이 귀여워 보입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었어야 터프가이 푸리아에의 이미지에 걸맞겠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푸리아에의 유일한 아킬레스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