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후기/영화 202

추격자

선과 악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정도의 질문 메시지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쫓는 자는 사회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이용하여 먹고 사는 거머리 같은 쓰레기이고, 쫓기는 자는 비뚤어진 생각과 욕망 때문에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살인마 입니다. 결론적으로 봤을 땐 둘 다 나쁜 놈들이죠. 그런데 한 명은 쫓는 입장에 있다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저도 모르게 쫓는 사람을 선으로 인식하고 응원하게 되더군요. 둘 다 분명 나쁜 놈들인데 좀 더 나쁜 놈, 덜 나쁜 놈 구분할 수 있을까요?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면 영웅이 되고, 일상 생활에서 사람을 죽이면 살인마라 부르는 세상에서 선과 악을 구분 짓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요? 어쩌면 영화는 그런 혼돈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저의 모습을 일깨워 ..

All about my dog (우리 개 이야기)

개도 사람이 사랑하는거 다 알아요 정도의 메시지였습니다. 기존의 개가 나오던 영화들은 대부분 주인이 어딘가를 떠나면 그 주인을 만나기 위해서 온갖 설움 다 이기고 결국 주인을 만나서 행복하게 까르르 웃으며 끝나는 내용이었습니다만, 이 영화는 많이 달랐습니다. 중간에 만나는 사람들 역시 착한 사람들이었으며, 세상엔 따뜻한 사람들과 그 마음을 이해하는 개만 있을 뿐이죠. 그래서 너무 좋았습니다. 동물을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개를 키워본 사람으로서 말이죠. :) 동물한테 사람의 기준을 앞세워 예쁘게 보이겠다고 옷이며 신발을 신기고, 옆집에 피해 안주겠다며 성대 제거 수술을 하고, 민망한 꼴 보지 않겠다며 거세 수술을 하는 소유욕 가득한 비뚤어진 변태 주인 말고. 동물을 한 가족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여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아줌마들 무시하지 마세요. 되게 잘해요 정도의 메시지 였습니다. 전 이른바 비인기 종목의 스포츠에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룰 정도만 알지요. 올림픽이 끝나면 사람들도, TV도 좋은 성적을 거둔 비인기 종목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여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적은 인구로는 그 많은 비인기종목을 다 관심가질 수가 없습니다. 스포츠에 있어서 종목이라는 건 꾸준한 관심을 가져줘야 발전하는 것인데, 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 국민들이 모든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핸드볼은 동유럽 쪽이 잘하죠. 시장도 어느정도 있고 팬도 많고. 그럼 선수들이 동유럽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의 스토리가 스포츠 영화로써는 더 맞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

Drum Line

드럼을 치려면 이정도는 쳐줘야 간지가 나요 정도의 메시지 였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학원물에서 볼 수 있는 매우 단순한 구조 입니다만 드럼을 정말 멋드러지게 치는 영화다보니 재미있게 볼 수 있었어요. 어찌보면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는데, 재능과 경쟁 시스템을 통해서 사람이 커나가는건 알겠지만 이런 내용을 볼 때마다 참 서글퍼집니다.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그냥 좋아서 즐기면 발전이 없다는 듯이 얘기하는 사회적 구조에 답답함을 느낀달까요. 세상을 만드는 법 보다는 세상에 적응하는 법을 어렸을 때부터 배우다보니 어느순간부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흠칫흠칫 놀라게 돼요. 어쨌든, 그냥 잘하는 녀석들을 구경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무슨 얘기를 써놓은건지 ..)

화려한 휴가

5.18 민주화 항쟁에 항거하다 폭도로 누명을 쓰고 쓰러져가던 광주 시민을 잊지 말아주세요의 메시지 였습니다. 무거운 주제의 영화를 과도하게 가벼운 소재와 섞는 바람에 중간중간 왠지모를 분노가 느껴졌었어요. 우리와 똑같았던 사람들이라는 걸 인식시키려고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가 조금 지나쳤달까요. 차라리 좀 더 잔인하게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네요. 통장에 29만원 밖에 없는 거지와 왜 맨날 나만 갖고 그러냐며 투덜 거리는 가축이 만들어놓은 역사적 비극을 극중 이요원 씨의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라는 대사처럼 이야기하려면 임산부를 발로 짓이겨 죽였던, 5살배기 꼬마 아이를 때려 죽였던 그 사실또한 그대로 보여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어쨌건 이요원 씨의 연기가 패션70's..

I am legend

골룸은 여자친구 뺏어가면 무서워져요 정도의 메시지 였습니다. 제가 좋아라하는 좀비물이었습니다만 좀비가 좀비같지 않고 허리 핀 골룸 같았어요. (심지어 눈동자 색깔까지 같았 .. ) CG와 특수효과는 참 멋지더군요. 강아지도 귀엽고. 사자도 나오고 영양도 나와요. 공포SF멜로코메디가 합쳐진 영화를 보고 싶으시면 극장을 찾아주시고 특히 강아지 연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챙겨보세요. 스토리를 중요시하시는 분들은 안좋아하실 그런 영화입니다. -_-; p.s : 원작소설과 결말도 다르고 내용도 좀 다르다고 하더군요. 원작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August Rush

잃어버린 부모를 찾으려면 줄리어드 음대 교수들에게 천재 소리 정도는 들어줘야 해요 라는 메시지 였습니다. 스토리는 왠만한 인터넷 소설 보다도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난 음악도 그저 그랬.. A.I 에 나왔던 꼬마가 얼마나 예쁘게 컸는지 궁금하시다면. 로빈 윌리암스 아저씨가 나오면 미친듯이 반가우시다면. 미션임파서블 3에서 린제이 역할로 나왔던 이쁜이 케리 러셀을 좋아하신다면. 극장으로 고고씽 하시는 겁니다. :)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죽을때 까지 돈은 손에서 놓지 마세요. 돈없으면 자식들한테 구박받아요 정도의 메시지 였습니다. 그렇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그저 그런 시간 죽이기 영화였어요. 할머니 납치해서 돈 뜯어내려는 유괴범들의 이야기가 주 에피소드 이긴 하지만 환타지도 섞여 있고 코메디도 섞여 있습니다. -_-; 영화를 보면서 문득 만약 이 영화를 박찬욱 감독이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납치범 역할에 최민식, 성지루, 신하균 씨. 경찰 역할에 유지태. 할머니는 나문희 씨. 손녀는 이영애 씨. 음 .. 메시지는 당연히 복수겠군요. -_-; 할머니가 부자가 되기 위해 납치범들의 가족을 희생시켰고, 납치범은 그 복수를 위해 할머니를 납치했고, 할머니와 금전관계에 있는 경찰이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서 납치범을 잡으려 ..

Wild Hogs

미국 중년들도 서럽긴 마찬가지에요 정도의 메시지 였습니다. 마누라한테 이혼당하고 재산까지 다 날린 아저씨와 치과의사 아저씨, 마누라한테 꽉 잡혀 살지만 작가를 꿈꾸는 전직 배관 수리공 아저씨, 그나이 먹도록 여자친구도 하나 없는 소심한 아저씨. 이렇게 네명은 절친한 친구입니다. -_- 이 네명의 아저씨들은 유일한 취미가 바이크를 타는 것인데 어느날 다같이 바이크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여행중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거친녀석들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지만, 원래 Hog는 Harley-Davidson Owners Group. 즉, Harley davison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 이름입니다. :) 유치하고 전형적인 슬랩스틱 코메디 영화입니다만, 나름 쏠쏠한 재미들이 있..

식객

나쁜짓하면 모든걸 잃을꺼에요. 정도의 도덕책 메시지 였습니다. 허영만 씨의 만화중에 워낙 유명했던 식객을 영화화 한것이라 나름 기대감을 안고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 성에 안차는군요. :( 뚝뚝 끊겨버리는 흐름과 엉성한 에피소드 배치탓에 몰입이 잘 안되더군요. 게다가, 이하나 씨의 어색한 연기는 .. oTL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는 보는 내내 군침흘리게 만드는 멋진 음식들이 나오고, 예쁜 소들도 나오고, 허영만 씨의 까메오 출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 그냥 할일 없을 때나 약속장소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친구가 2시간 정도 늦을것 같아 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때 보시면 됩니다. -_-